스마트팜

견고한 스마트팜을 위한 3대 리스크(기후, 시장, 운영) 관리 전략

blueberry-news 2025. 7. 13. 23:32

 

스마트팜 기술은 통제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전통적인 노지 농업이 직면했던 기후 의존성이라는 가장 큰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결한 혁신적인 대안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차원의 복합적인 리스크 구조에 직면하게 되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현대 스마트팜 경영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생산 활동을 넘어,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고도의 경영 활동입니다. 본고에서는 스마트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를 ①기후 리스크(물리적/전환적), ②시장 리스크(가격/수요 변동성), ③운영 리스크(기술/재무)로 체계화하고, 각 리스크에 대응하여 농장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이는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공학적, 경영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논하고자 합니다.

 

스마트팜 리스크 관리 전략

 

성공적인 스마트팜은 리스크가 없는 농장이 아니라, 리스크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농장입니다.

 

스마트팜의 물리적 회복탄력성(Resilience) 강화 방안

스마트팜의 가장 큰 장점은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으로부터 생산 환경을 분리하는 것이지만, 기후 위기는 그 강도를 높여 시설의 물리적 안전과 운영의 경제성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강화된 물리적 리스크에 대한 방어 투자입니다. 과거의 설계 기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태풍, 국지성 폭설, 우박 등 극한 기상 현상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내재해성 기준을 상향하여 온실 구조를 설계하고, 예기치 못한 정전이나 가뭄에 대비하여 비상발전기(UPS)나 대용량 용수 저장 탱크와 같은 독립적인 유틸리티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농장의 생산 기반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보험과 같습니다.

둘째는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Transitional Risk)에 대한 선제적 투자입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세 도입이나 전기 요금의 지속적인 상승은 스마트팜의 가장 큰 운영비인 에너지 비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따라서 지열 또는 공기열 히트펌프와 같은 고효율 에너지 설비나, 온실 지붕이나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미래의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규제 강화라는 리스크를 헤징(Hedging)하는 핵심적인 전략적 투자입니다. 이러한 투자는 초기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농장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운영비 구조를 안정시켜 재무적 회복탄력성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스마트팜의 시장 리스크 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 및 계약 투자

아무리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수요 불확실성은 농가의 수익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기술적 리스크 관리만큼이나 중요하며, 금융 공학의 포트폴리오 이론을 농업 경영에 접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생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입니다. 단일 작물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몰빵' 전략은 해당 작물의 가격이 폭락했을 때 대안이 없습니다. 따라서 초기 시설 설계 단계부터 서로 다른 생육 주기와 시장 특성을 가진 2~3개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특정 시기에 한 작물의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다른 작물의 수익으로 이를 보완하여 전체 농가 소득의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분산 투자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판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입니다. 공판장 출하에만 의존하는 것은 가격 결정권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B2C(온라인 직거래, 체험 농장), B2B(레스토랑, 기업 계약재배), 그리고 가공(잼, 주스 등)과 같이 성격이 다른 여러 판매 채널을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는 특정 채널의 수요가 급감하더라도 다른 채널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갈 수 있는 리스크 분산 효과를 가집니다. 더 나아가, 대형 유통업체나 가공업체와 선도 계약(Forward Contract)을 체결하여 수확량의 일부를 고정된 가격에 미리 판매하는 것은, 미래의 가격 하락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효과적인 금융적 헤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의 통합적 리스크 관리와 재무적 회복탄력성 구축

지금까지 논의한 기후 및 시장 리스크 관리 전략들은 개별적으로 실행될 때보다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연계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작물 포트폴리오(시장 리스크 대응)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그 작물의 생육 조건에 맞는 유연한 환경제어 시스템(기후 리스크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스마트팜의 리스크 관리는 단순히 특정 위협에 대한 방어벽을 쌓는 것을 넘어,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시스템 전체가 유연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재무적 회복탄력성(Financial Resilience)'을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한 투자는 단지 자본을 투입하여 설비를 구매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마케팅에 쏟는 시간, 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학습, 그리고 발생 가능한 모든 위기에 대한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비상 경영 계획(Contingency Plan)' 수립 또한 가장 중요한 무형의 리스크 관리 투자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성공적인 스마트팜은, 풍년일 때의 최대 수익이 가장 높은 농장이 아니라, 흉년이나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생존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내는 가장 견고하고 회복력 있는 시스템을 갖춘 농장일 것입니다.